독립플랫폼의 글, 브런치처럼 풀릴 수 있을까?

독립플랫폼의 글, 브런치처럼 풀릴 수 있을까?

수림 스튜디오 첫 블로깅

2025. 11. 14.#블로그#브런치#독립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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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림 스튜디오를 오픈하다

드디어 몇 년 전부터 내 머리에만 있던 수림 스튜디오를 오픈했다. 여전히 손 볼 곳이 참 많지만, 기술 발전 덕에 스스로 할 수 있게 되었단 사실이 그저 기쁘기만 하다.

무료라는 이름으로 공룡이 된 플랫폼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거대 플랫폼이 강세다. 이용자들은 여러 채널을 이용하기 보단 뭐든 하나의 채널에서 손쉽게 운영되길 희망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렇게 손쉽게 소비되기 위해선 보이지 않는 많은 노력과 자본이 필요하다. 때문에 자본을 등에 입은 플랫폼의 탄생은 시작부터 초격차다. 개인들은 감히 따라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다른 기업들도 도전하기에 앞서 근본적인 기술보단 투자자 찾을 고민부터 하게 된다.

이런 형태는 우리 산업과 문화 전반에 걸쳐 있다. 그것도 이미 단단히 뿌리를 내린 상태다. 나처럼 글을 쓰는 창작자들만 하더라도 누구나 웹에 글을 쓴다. 당장 이 글부터 웹에 둥둥 떠다니고 있지 않은가? 이런 글의 기반은 대부분이 블로그와 SNS채널이다. 하나 같이 덩치가 굉장한 플랫폼에서 무료로 서비스하는 형태다. 그러니 사용자 입장에서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 ‘무료’이지 않은가? 개발환경이나 코드를 전혀 몰라도 꾸밀 수 있는 가상의 공간을 준다. 게다가 그 공간을 기반으로 작성한 글이 타인들에게 전파되고, 덕분에 유명세를 얻을 기회도 주어진다. 그야말로 대박이다.

실제로 인풀루언서라는 말이 등장하기 이전부터 네이버 블로그는 황금알을 낳아주는 은혜로운 도구였다. 당시에 여기저기서 블로그에 글만 쓰고 키워도 인생이 바뀐다는 강연들이 나왔을 만큼, 그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우리들의 경제 흐름 자체를 온라인으로 끌고 온 주역이니 굳이 더 설명할 필요도 없으리라. AI가 등장했지만, 이런 블로그 강세는 오늘까지도 이어지는 중이다. 카카오의 브런치를 보자. 동일한 블로그 시스템이지만, 목적과 방향성을 제한한 덕에 오히려 브랜딩에 성공한 보기 좋은 사례다. ‘작가’라는 타이틀에 목마른 이들을 끌어모아 대성한 브런치. 출판 업계에서도 어렵게 신인을 발굴하기 보단 플랫폼에 보기 좋게 모여있으니 브런치를 모니터링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고 말았다.

그러니 스스로 불온한 목적으로만 쓰지 않는다면, 대형 플랫폼의 블로그가 사용자가에게 불이익을 안겨줄 일은 거의 없겠다.

아, 물론, 이건 플랫폼이 사고를 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 말이다.

플랫폼이 내리는 거세의 형벌

블로그를 이용하는 것보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쓰려는 이들은 웹소설 플랫폼으로 향하게 된다. 최초에 장르소설 마니아들이 모여서 커뮤니티에서부터 성장하여 플랫폼이 된 형태인 만큼, 현재 살아남은 웹소설 플랫폼들은 이용자들을 거의 완벽하게 길들여 놓은 상태다. 소설 장르의 기계적 구분이 이루어져 소비자층들의 기호마저 플랫폼의 구분에 따른다. 게다가 전체 플랫폼들이 하나 같이 동일한 경쟁 생태계를 구축한 덕에 신인 창작자들 입장에서는 선택권이 전혀 없다. 아마추어 리그에서부터 시작해 많은 이들의 추천을 지속적으로 받아야만 프로 리그로 승격할 수가 있다. 이런 승격 시스템 덕에 창작자들은 장르적 성격을 탈피하는 글을 자연스럽게 쓸 수 없게 된다. 어설픈 도전은 성장에 방해만 될 뿐이라서 마니아들의 입맛에 딱 들어맞는 글만을 계산적으로 생산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현재는 모두의 콘텐츠가 질적으로 하향평준화 되고 있는 중이다.

이는 카카오의 브런치도 예외가 아니다. 겉으로는 다양한 원고를 추대하는 것처럼 보여도 브런치 플랫폼의 에디터들이 밀어주는 글은 여성들 위주의 글과 전문인의 글 뿐이다. 플랫폼의 성격이 확고한 덕에 글이 메인에 노출되어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경우들은 거의 다 비슷한 경우들이다. (여기에 관해서는 실제로 내가 나의 서포터즈 서평단들에게 내 실험의 결과를 공유한 적이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더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기회에 쓰도록 하겠다.)

그렇다는 건 플랫폼의 성격에 따라 창작자들의 상상력이 제약을 받게 된다는 말이 된다. 상상력이 원천인 창작자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모욕적인 족쇄가 없다. 물론, 추천수나 조회수를 무작정 무시하고 써나가는 방법도 있지만, 플랫폼의 알고리즘은 그런 글을 가차없이 뒤로 밀어버리기 때문에 창작자 입장에서는 세상으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갑갑증이 치밀어 오르기 마련이다. 결국 창작자는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의 눈치를 보는 처지로 전락하게 된다. 어느 순간 무엇을 쓰고 싶어서 시작했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쓰면 패널티를 덜 받을까를 고민하게 되는데, 그 순간부터 창작자에게 창작은 순수한 행위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변모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택한 고행의 길, 독립플랫폼

플랫폼의 고질적인 문제가 그뿐이라면 다행이겠지만, AI의 등장과 함께 플랫폼은 더욱 위험한 짓을 강행하고 있는 중이다.

바로 저작권 개념의 말소다.

대형플랫폼들은 저마다의 AI 툴을 이용해 그간 창작자들이 웹에 남긴 모든 흔적을 단시간에 학습했다. 덕분에 래퍼런스라는 이름으로 간단하게 기술을 구현하게 되었다. 이건 비단 글쓰기 문장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그림이나 사진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그림이나 사진은 사용자가 임의의 이미지를 무단으로 캡쳐하여 모작을 해달라고 해도 AI가 간단하게 처리해 준다. 이제는 창작자의 아이디어라는 게 아침에 배달되는 우유보다 유통기한이 짧아진 셈이다.

그래서 독립플랫폼 운영이라는 미친 짓을 택하기로 했다.

독립플랫폼, 기술과 현질 없이는 불가능한 이름

독립적으로 홈페이지를 만들어 거기에 원하는 창작 형태를 구현한다는 건 듣기만 해도 황홀한 이야기다. 게다가 작업 과정을 블로그에 남기듯이 직접 남겨 발행까지 한다면, 이보다 더 완벽한 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앞서도 말했듯이 쉽고, 편안하고, 좋은 것들이 실현되기 위해선 보이지 않는 많은 노력과 비용이 든다. 당장 도메인과 서버를 구비해야 하고, 원하는 형태로 구현 가능할 정도의 웹개발 이해력이 필요하다. 요즘은 AI가 코딩까지 다 해주는 세상이라고는 해도 그게 실제로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되고 있는지를 제대로 관리, 감독하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다. 어설프게 뼈대만 생성된 걸 다시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사용자에게는 배경 지식이 요구된다. 그게 아니라면, AI와 장시간 대화를 해야만 한다. 그 시간은 결코 공짜가 아니다.

게다가 독립플랫폼은 절대적으로 대형플랫폼에 비해 트래픽이 저조하다. 이걸 끌어모으기 위해서는 대형플랫폼 이용자들보다 갑절의 노력을 해야만 한다.

그럼에도 이런 방법을 택하는 건 그만큼 제약받지 않는 상상력이란 것이 창작자에겐 더 큰 자산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무한히 확장되길 바라며

글을 이렇게 썼지만, 여전히 나도 코드에 대한 이해가 빈약하다. 주먹구구로 맞서 싸우는 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지만, 내겐 희망이 있고, 들뜬 마음이 있다.

앞으로 난 이 공간을 빌어 그간 생각만 해오던 프로젝트들을 자유롭게 실현해 볼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첫 블로깅을 여러분과 함께 나눌 수 있어 참으로 영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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