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자 소설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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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대화

작성자: su****@gmail.com

“네가 헤밍웨이도 아니고, 그런 게 소설이 되겠냐?” 고지대에 홀로 놓인 낡은 산장은 해를 잃었다. 흐릿한 조명이 두 사람의 얼굴에 흐르는 굵은 땀방울을 비춘다. 카페인에 겨우 몸을 기댄 두 사람은 발밑으로 천천히 차오르는 검은 물을 보고도 애써 모른 척 했다. “끊임없이 상상하게 만드는 거니까. 오히려 더 좋지 않을까?” “아니, 요즘 독자들은 확실한 결말을 원해.” “몰라, 어쨌든 500자면 충분해. 그 안에 전부 담을 수 있어. 하기야, 이젠 닿을 독자도 없지만.” 말이 끝나기 무섭게 조명이 꺼졌다. 모든 신경이 어둠 속에 잠겼다. 어느새 허리까지 차오른 물. 죽음이 가슴을 향해 찰랑거렸지만, 더는 올라설 곳도 없었다. “젠장, 이제 정말 끝이군.” “누가 떠올라?” “말해 뭐하겠어! 당연히…” “어때? 이런 거야. 지금 우린 전화 한 통은커녕 메시지 한 줄조차 남길 수 없어.” 그렇게, 인류의 마지막 대화가 물에 잠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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