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다리가 잘린 새는 착지할 수 없다. 남은 선택지는 마지막까지 날갯짓을 멈추지 않는 것 뿐.
빠라빰빰빠~
혜령은 경쾌한 맥도날드 로고송을 들으며 콜라를 들이켰다. 식도를 타고 흐르는 탄산의 서늘한 냉기가 모스크바의 겨울을 떠올렸다.
빠라빰빰빠~
푸쉬킨 광장의 맥도널드 1호점도 경쾌한 로고송이 울렸었다. 혜령의 동료들은 '혜령'이란 발음이 어려워 멋대로 '우뚀낙'이란 별명으로 불렀지만, 그런 건 관계없었다. 우뚀낙이나 스스로 '례비지'라는 그들이나 햄버거 앞에서는 동등했으니까. 세계 어디에나 있는 햄버거 매장. 그리고 세계 어디에서든 금욕해야 했던 우뚀낙과 례비지들은 광장에서 해방을 꿈꾸기보단 기름진 음식을 바라던 청춘들이었다.
빠라빰빰빠~
차양막 사이로 비집고 들어서는 햇살마저 따가운 서울의 명동. 치즈버거 맛이 상상과 전혀 달랐지만, 관계없다. 아임 러브 잇. 어차피 이제 모스크바로 돌아갈 수 없게 된 몸.
혜령이 죄책감 없이 입안 가득 빅맥을 쑤셔 넣는다.
겨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