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림봇을 완성하다
GPT 4.1-mini와 코딩
나의 정체성, 나의 문체
생성형 AI의 등장과 함께 난 진지하게 고민을 했었다.
그럼, 가독성을 위해 꾸며쓰기에 의도적으로 제약을 뒀던 나의 문체는 AI의 학습 속에 래퍼런스로 사라지고 없어지는 걸까?
그래서 오히려 난 AI를 활용해서 위기를 극복해야겠단 생각을 하게 되었고, 즉각 실행에 옮겼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시작은 나의 모든 집필 데이터를 GPT에게 밀어넣는 거였다.
‘분명, 나도 인지하지 못했던 어떤 부분이 있을 것이다!’
간절했던 마음이 통했던 걸까? 정말 있었다. 나도 모른 채 반복해서 사용하던 나만의 스타일이...
나의 문체를 노골적으로 알리자
그래서 시작된 게 스스로 문체와 집필 스타일에 대해 이름을 지어 주는 일이었다.
저강도곡선 정서적 미립자 확산형 서술 구조 Aggro to Art 등등
중2병스러운 촌스럽고 닭살돕는 네이밍이지만, 내가 그간 고집스럽게 글을 써왔다는 건 주변에 알리고 남기고 싶었다.
이대로 거대한 래퍼런스 안의 한 점으로 사라질 수는 없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프롬프트 정비
스스로 스타일 재정비를 하는 과정에서 일부러 더욱더 의식하며 글을 쓰게 되었다.
그러는 동안 생각은 자연스럽게 확장되어 문체를 패턴 기호처럼 만든다면, AI가 과연 얼마나 나랑 유사하게 쓸 수 있을지도 궁금해졌다.
막상 해보니 곧잘 하는 것처럼 보이긴 했지만, 아무래도 AI는 뭔가 기계적이었고, 일부러 스타일대로 쓰려니 어색하게 마무리되거나 처음 의도와는 전혀 다른 글이 생성되기도 했었다.
그걸 보며 난 프롬프트를 최대한 다듬었고, 내가 직접 그렇게 초벌된 녀석을 가지고 퇴고를 한다면, 전반적인 작업 속도를 훨씬 더 빠르게 상승시킬 수 있단 것도 확인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 프롬프트로 타인의 원고를 편집할 수는 없을까?
난 출판인이다 보니 윤문 작업, 편집 작업을 해야만 한다.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러니 내가 스스로 개발한 프롬프트를 이용해 일을 효율적으로 굴리고 싶다는 욕망은 자연스러운 발화였다.
헌데, 이게 그런 욕망에서만 그친 게 아니다.
이걸로 모두와 놀이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버린 거다.
원고 심사 판정 로붓, 수림봇
수림봇은 GPT 4.1-mini로 구동된다. 딱히 거기에 대단한 이유는 없다. OPEN AI의 GPT를 웹앱을 통해 이용하기 위해서는 외부 API를 호출하는 방식을 써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개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버전보다 하위버전만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위 버전이라 애가 덜떨어지는 것도 있는데, 외부에서 호출하는 GPT는 기본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녀석보다 많이 답답하다.
프롬프트를 엄격히 해줘야 한다. 흔히 <알아서 하겠지>하는 부분에 있어서 신경을 훨씬 더 많이 써줘야 한다. 그러니 우리 기대치와는 달리 실제 원고를 다분히 기계적으로 분석하고 평하게 된다.
난 그런 봇에게서 오히려 인간미를 끌어낼 수 있겠단 생각을 하게 되었고, 심지어 녀석의 원고 심사 기준에 나의 문체 스타일을 중심으로 박아넣기까지 했다.
그렇게 수림봇이 탄생하게 된 거다.
절반은 직접 코딩으로
원고 심사를 맡았다고는 해도 한계가 명확한 수림봇이다. 난 그래서 녀석에겐 나의 문체와 집필 스타일과 관련된 유사도만을 평가할 것을 말했다. 그러니까 모든 원고를 나와 비슷한가, 아닌가로 판별하라고 주문한 격이다.
그렇게 녀석은 최대 45점을 채점할 권한을 얻게 되었다. 거기에 더해 나머지 55점은 웹앱 개발 과정에서 직접 코딩해서 넣었다.
음, 직접 코딩을 했다란 표현이 어색하긴 하다. GPT 5.1의 도움을 받아서 일반적인 서사물을 평가하는 기준을 적용시켰다.
그래, 이게 맞는 말인 것 같다.
곧 개봉박두
어쨌든 그것만으로도 내겐 아주 거창한 기획이었는데, 개발 과정에서 살과 살이 계속 붙었다.
현재는 기본적인 판정은 모두 해결이 되었지만, 디자인적인 문제가 남아 개봉을 미루고 있는 중이다.
그래도 12월 전에는 여러분에게 보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
그럼, 기대해주시길 바라며 글을 맺는다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