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뉴스레터가 아닌 독립플랫폼 블로그인가?
수림스튜디오는 독자와 함께 확장하는 세계관을 공유하는 플랫폼
최적화까지 6주.
앞으로 6주다. 6주 정도 후면, 수림스튜디오의 블로그 카테고리는 약 30개 정도의 포스팅 피드를 보유하게 된다. 그리고 운이 좋다면, 내 의도대로 공유된 정보를 토대로 보다 많은 낯선 이들에게 다가갈 기회를 얻게 될지도 모른다.
순항중이라니 듣기만 해도 꽤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렇게 계획을 탄탄하게 잡게 될 때까지 적지 않은 고민을 했었다.
알고리즘으로부터 독립하고 싶었다면, 뉴스레터가 빠르지 않은가?
내가 수림스튜디오란 독립플랫폼을 구상했을 때부터 줄곧 괴롭혔던 생각이 하나 있었다. 바로 뉴스레터다. 알고리즘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 매력적인 수단, 뉴스레터.
실제로 다시 출판업을 해보자고 생각했었던 초기에는 뉴스레터로 승부를 볼 생각도 한 적이 있었고, 잠시 실행에 옮긴 적도 있었다.
당시에 쏟아내듯이 쓴 결과물이 바로 『괜찮아, 아빠도 쉽진 않더라』였다. 나쁘지 않은 결과물까지 만들었음에도 프로젝트를 폐기했던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뉴스레터는 너무 얄팍했다. 확장하는 세계관을 품기에는.
나는 이슬아가 아니다.
글을 써서 밥을 빌어먹는 게 전직인 입장에서는 수익화와 구조에 대해 진지해질 수밖에 없다.
당시에 이미 해외와 국내에서 뉴스레터 성공사례가 소개되고 있었던 차였고, 분명 난 거기서 어떤 기회를 꿈꾸기도 했었다.
다만, 그런 생각이 빠르게 식어버렸던 건 내가 구사하는 콘텐츠의 장르적 한계 때문이었다.
물론, 많은 이들이 반박할 거라는 걸 잘 안다. 문학 창작품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이가 있으니까. 그것도 무려 개인 에세이를 구독 경제로 만들었음에도 성공했던 이슬아 작가.
난 그런 그녀의 성공에 박수를 보내는 입장이지만, 후속 주자들도 그녀처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왜냐면, 출발선이 명확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녀는 본격적인 활동 전에 이미 한겨레21 손바닥문학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 기본적으로 글빨이 된다는 소리다. 그리고 문예 장르만큼 수상 여부가 독자의 선택을 좌우하는 게 없다. 그뿐인가? 그녀는 웹툰 작가로 인지도를 쌓고 있었다. 이미 팬층이 확보된 상태였다는 말이다. (그것도 무려 잡지사 기자 활동을 하는 중에 그렸던 그림으로 데뷔한 거다. 그녀는 이미 대중이 원하는 바를 캐치할 줄 아는 이였다.)
그런데 듣보잡이 같은 스텝을 밟으려고 한다? 불가능은 결코 아니지만, 이제는 그 곱절의 시간이 녹아야만 한다. 그녀처럼 단단한 팬층부터 만들어야 하니까.
즉, 그녀의 성공은 ‘뉴스레터 포맷 때문’이 아니라 ‘이미 존재한 기반이 포맷과 결합했기 때문’이다.
이런 나의 생각에 딴지를 걸 이들이 많다는 걸 안다. 뉴스레터 활동으로 팬층을 쌓아가면서 해보면 되는 게 아닌가?
미안한 이야기지만, 부업 정도로 생각하고 설렁설렁할 거라면 얼마든지 찬성이다. 헌데, 직업적으로 생각하고 덤빈다면 수익 면에서는 다른 더 좋은 기회가 많다.
그만큼 일반 아마추어가 팬을 쌓아가면서 뉴스레터를 한다는 건 맨땅에 헤딩하는 시간이 길어야만 한다는 소리다. 콘텐츠 과잉 공급의 시대에 팬을 늘리기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려우니까!
그럼, 뉴스레터로 돈을 버는 이들은 누군데?
문예 창작품이 수익화가 유독 힘든 이유는 잘 만들어진 플랫폼이 압도적으로 많아서다. 쉽게 말해, 소설을 쓸거면 웹소설 플랫폼에서 쓰면 되는 거다. 굳이 뉴스레터일 필요가 없다.
시? 시 역시 SNS에 그냥 쓰는 게 반응이 훨씬 빠르다. 오히려 뉴스레터로 채널을 옮기는 순간 구독자 수가 확연히 줄어들 수가 있다.
그럼, 대체 누가 뉴스레터로 돈을 버는가?
그건 정보의 비대칭을 잘 이용하는 이들이다. 대표적인 게 주식, 부동산 같은 금융 카테고리다. 정보가 곧 자본화 되는 곳은 곧잘 팔린다.
솔직히 말해 ‘지식 기반 창작자’는 허상에 가깝다. 지식 자체가 아니라 ‘투기적 기대’가 구매를 유도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그 외 기타 장르들은 대부분 정보적 독점력이 없다. AI시대에는 특히 더 그렇다. 그들이 판매하는 건 콘텐츠 자체보다는 자신의 캐릭터를 앞세운 친밀감이다.
그걸 잘못되었다고 말하긴 힘들지만, 그들이 책정한 금액만큼 가치로운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진행형이라는 양날의 검
뉴스레터는 항상 진행형인 콘텐츠다. 독자와 약속된 시간이 돌아오면 발행이 되는데, 여기엔 어떤 특정 관점을 기준으로 ‘최신’ 정보가 반영되어 있다.
그리고 그 최신 정보는 다음 회차에서 얼마든지 부정 당할 수 있다. 왜냐면, 이미 그건 ‘최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독자들은 그만큼 깊이 있는 신뢰나 정보의 권위성보다는 정보와 접촉하고 있는 어떤 상태에만 집중하게 된다. 다시 말해, 팬과 내밀한 소통을 하고 있다는 느낌은 주지만, 핵심인 정보가 비대칭으로 인해 생긴 정보가 아닌 이상에는 내용 자체가 급변하더라도 별다른 반응이 없을 수 있다.
그렇다는 건 뉴스레터 콘텐츠가 훗날 하나의 단행본 콘텐츠 결과물로 재탄생하긴 힘들다는 소리가 된다. 일관성이란 게 없으니 글을 쓰는 주체가 본문의 챕터 자체를 나누기 힘들 테니 말이다.
이게 그리 대단한 일처럼 들리지 않는다면, 다시 서술해주겠다.
콘텐츠의 변화 폭이 크기 때문에 체계적 커리큘럼이나 공신력을 갖춘 구조로 묶기 어렵다. 이런 구조의 한계는 결국, 어디가서 전문가라고 말하기에는 쪽팔릴 수 있다는 말이다.
단편적인 세계관
뉴스레터는 ‘발행 리듬’이 콘텐츠의 깊이를 결정해버리는 구조다.
하나의 기획이나 콘텐츠로 정해진 일자에 꾸준히 발행되는 게 기본 원칙이다 보니 노선을 중간에 변경하기도 힘들고 콘텐츠 안에 다른 콘텐츠를 넣어도 금방 버거워진다.
사람들이 메일 하나를 소비할 수 있는 집중력을 바탕으로 작성되는 글이 바로 뉴스레터다.
그러니 시작부터 컨셉이 실험적인 형태가 아니었다면, 중간부터 다양한 시도를 하기란 태생적으로 힘들다. 뉴스레터가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란 다른 콘텐츠 채널과 연계하는 길 뿐이다.
게다가 콘텐츠 자체가 최신을 담아야 한다는 대전제가 이전 콘텐츠와 연관성을 가지기 힘들게 만드는 제약으로 작용하게 된다.
단점 보완의 선택, 독립플랫폼 수림스튜디오.
지금까지 뉴스레터의 태생적인 문제점을 살펴봤다.
정리하자면,
뉴스레터는 발행 주기와 최신성 중심 구조다.
때문에 캐릭터와 세계관, 연결된 프로젝트를 계층적으로 쌓기는 어렵다.
헌데, 이게 개인 블로그로 옮기면 이야기가 쉬워진다.
누적되는 콘텐츠는 자연스레 아카이브를 통해 일관성 확보가 이루어지고, 방문객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친밀감을 확보하여 팬을 만들 수도 있다. 무엇보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결과물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시도할 수도 있다.
물론, 그렇다고 개인 블로그로만 그친다면, 거기에도 아쉬운 점들이 생긴다.
그게 바로 세계관의 확장성이다. 콘텐츠에 콘테츠가 더해지면, 아무래도 구분이 필요해지고 필요에 따라 이용자들에게 더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게 자신만의 플랫폼이다.
앞으로 수림스튜디오에서는 하나의 아이디어가 이용자들의 호응 속에서 확장된 결과물로 나오는 걸 끊임없이 보여줄 생각이다.
개인이 진행하는 만큼 일은 많겠지만, 분명 웹이라는 공간에서 텍스트 소비자가 참여자가 되는 기쁨은 흔치 않는 경험이 되어줄 것이다.